2010년 5월 7일 금요일

중심력 운동

궁금한 것이 생겨, 교과서를 꺼내놓고 찾아 읽고 계산을 했다. 태양동주기 궤도를 만들기 위한 조건에 대한 것이었는데, 맨 처음에 나오는 vis-viva 방정식이 어떻게 유도되는지를 까먹어서 책을 좀 뒤적였다.

역학 책은 이해하기 쉬우라고(?) 그랬는지, 벡터도 쓰지 않고, 차근차근 미분방정식을 풀어 놓았는데, 나는 분명히 천문학 시간에 적분하지 않고 백터를 사용해서 그 관계식을 유도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노트는 저 멀리 어딘가에, 찾기 힘든 어딘가에 있다.

분모에 제곱근이 들어가고, 제곱근 안에 2차식이 있는 형태의 적분은, 제곱근 안을 완전제곱식으로 만들어서 해결한다. 그러면 삼각함수로 치환이 가능한 모양이 나온다. 그런데 그걸 정작 역학 수업을 들을 때는 몰랐었다. 그 때는 wolfram alpha같은 것도 없었고, 비슷한 것이 있었다 한들, 내가 그걸 알고 있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마 그런 기법들을 가르쳐 주나 싶어서 미분방정식을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왠걸, 미분방정식 시간에 배웠던 것은 정말 수학이었다. 물론 이해하지 못했다. 수학과 수업을 우습게 보면 안된다. 하지만 역시 그 때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수학과 수업들을 몇 개 더 들었었다. 미분방정식 보다는 이해하기 수월했지만, 역시 수학적인 사고라는 것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머리임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손에 잡히거나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최소한 나는 그것을 모르는 것이다. 단 시간이 갈수록 이런 잡기가 매우 느린 속도로 늘긴 하는 것 같다.

지구는 볼록해서 섭동이 생긴다. 그래서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들의 공전궤도면은 자전축을 축으로 해서 회전한다. 궤도를 적당한 고도, 적당한 궤도경사각에 올려 놓으면, 그 궤도면이 회전하는 각속도가 지구의 공전각속도와 같아져서, 위성이 태양에 대하여 같은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것이 기가 찬 우연인지, 아니면 왠만해서는 그렇게 되는 것인지는 좀 계산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사실은 그래 봐야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었서 그림자 길이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덜 중요하긴 하지만 지구 궤도가 살짝 타원인 것도 그림자를 조금씩 삐뚤어지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구름 크리가 있기 때문에,, 대세는 SAR... Van der SAR인 것이다.

다시 읽어본 역학책은, 생각보다.... 쉬웠다. 아마도 그 동안 영어에 훨씬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리라. 번역서가 있었다면, 훨씬 더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었다.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더라면, 이해하는 수준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타원궤도에서 시간에 따른 위치를 구할 때, 역학책에 소개된 반지름과 각도 사이의 관계식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노말리라는 것을 이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방법이 설명되어 있던 노랗고 파란 그 때의 그 태양계 역학 책을 좀 더 열심히 읽었다면, 아니, 그 때 조금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서 배고픔을 잊기 위해 끊임없이 자지만 않았더라면, 뭔가 조금은 바뀌어 있을까? 아니, 가난과 배고픔 전에, 웬지 이상한 방법으로 접근한다는 이질감과 거부감을 버렸더라면, 그 다음 단원도 최소한 함 시익 볼 수는 있었지 않았을까.

남아있는 계산은 내일 더 봐야지 할려다가 잡상이 떠올랐다.


익일 추가:
vis-viva 방정식의 유도는 적분도 필요 없고 심지어 벡터도 필요 없었다. 단지 각운동량 보존법칙과 에너지 보존법칙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총에너지에 대한 매우 기하학적인 기술을 얻고, 거기서 운동에너지를 매우 동력학적으로 기술하여 빼면, 기하학과 동력학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vis-viva방정식을 얻게 된다. 천문학 시간에 이렇게 배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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