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으로 타자를 치면서 느끼는 점이 있어서 적어 둔다.
세벌식 자판은 한글을 치기에 최적화되어있다고들 한다. 두벌식에 비하면 충분히 근거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이런 느낌이 갑자기 들었다. ㅠ 나 ㅛ 등 치기 좀 불편한 위치에 있는 낱자들이 자주 나오더라는 것이다. 아마 공병우 박사가 세벌식 자판을 배열할 때에는 당시 문어체에서 사용되는 낱자들의 출현빈도가 그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에는 쓰이지 않던 외래어가 많이 유입되면서 공병우 박사의 시절에는 잘 출현하지 않던 낱자들이 점차 그 출현 빈도를 높이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이것은 가설일 뿐이고, 이것을 확증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한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이 생겼는데, 새로운 개념이 처음 생기거나 유입되었을 때, 이것을 지시하는 여러 단어들이 제시된다면, 이들 사이의 경쟁이 붙을 것이고, 그 중에서 가장 대중의 구미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최종적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혹시 그 과정에서 타자를 치기에 수월한 놈이 보다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사실이라면, 두벌식을 사용하는 집단과 세벌식을 사용하는 집단에서 외래어 수용 경향의 차이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