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1일 월요일

외래어의 수용과 세벌식 자판

세벌식으로 타자를 치면서 느끼는 점이 있어서 적어 둔다.

세벌식 자판은 한글을 치기에 최적화되어있다고들 한다. 두벌식에 비하면 충분히 근거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이런 느낌이 갑자기 들었다. ㅠ 나 ㅛ 등 치기 좀 불편한 위치에 있는 낱자들이 자주 나오더라는 것이다. 아마 공병우 박사가 세벌식 자판을 배열할 때에는 당시 문어체에서 사용되는 낱자들의 출현빈도가 그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에는 쓰이지 않던 외래어가 많이 유입되면서 공병우 박사의 시절에는 잘 출현하지 않던 낱자들이 점차 그 출현 빈도를 높이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이것은 가설일 뿐이고, 이것을 확증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한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이 생겼는데, 새로운 개념이 처음 생기거나 유입되었을 때, 이것을 지시하는 여러 단어들이 제시된다면, 이들 사이의 경쟁이 붙을 것이고, 그 중에서 가장 대중의 구미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최종적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혹시 그 과정에서 타자를 치기에 수월한 놈이 보다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만약 이러한 가정이 사실이라면, 두벌식을 사용하는 집단과 세벌식을 사용하는 집단에서 외래어 수용 경향의 차이가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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