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8일 화요일

왜 또 수학인가



수포자 일병 구하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많이 병신 같은 기사(http://pictorial.hani.co.kr/slide.hani?sec1=098&sec2=001&sec3=096&seq=0&_fr=mt4) 읽었기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시간을 쪼개 말을 본다.

기사의 핵심은 고등학교 수학에서 미적분을 없애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1) 문과의 미적분은 다시 일이 없으며, 이과의 미적분은 대학에서 다시 배운다. 2) 미적분에서 무너지는 학생이 많다. 또는, 미적분을 시작할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학생이 많다. 3) 교과 과정의 여유를 얻을 있다. 정도를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이과에서 미적분이 가지는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에 절충안으로 미국과 같은 대학학점 선이수제 등을 고려할 있다고 제안한다.

하나같이 불건전한 근거들이다.
1) 국사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 배운다. 기사의 논리대로라면 국사를 고등학교 때만 배우자? 혹은 다른 관점에서, 국사를 졸업 다시 일이 있는가? 신문사 기자들은 필요할 모르겠다만, 일반인이? 반대로, 상경계열로 진학하는 문과학생은 대학에서 미적분을 배운다. 아니, 그냥 배우는 아니라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배우는 것이다. 다시 배운다든지, 다시 일이 없다든지 하는 것은 단편적인 관점으로 교과 과정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교과과정의 결정은 그런 단편적인 논리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편견을 강화하는 선동에는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있다. 한자를 어따 ? 시는 읽어 뭐해. 종이 낭비지. 소설은 구라잖아. 뜻만 통하면 되지, 맞춤법에 그렇게 연연해야 하나? 양식있는 기자가 따위 소리들을 진지하게 기사화할 것이라고는 생각할 없다.

2) 수학에서 학생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시점은 미적분이 아니다. 중학교에서는, 숫자 대신 알파벳이 나올 때가 1라운드, 기하 증명이 2라운드, 인수분해가 3라운드였다. 고등학교에서는 집합, 행렬, 급수, 극한이 어렵지 미적분은 어려운 아니다. 특히나 문과가 배우는 다항함수의 미분·적분은!!! 미적분에서 어려운 것은 다항함수가 아닌 함수의 부정적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최종 보스였다만, 나머지는 테크닉도 기교도 아니다. 그냥 인내다.

3) 주장을 위한 기사이기 때문에 반대급부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았다. 경우 대학 교육이 떠안아야 부담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학점 선이수제 같은 주장은 마치 쥐구멍을 막고 싶은데 실리콘을 쓰면 냄새가 베이니까 쌈빡하게 집을 헐고 새로 짓자는 것과 비슷하다. 미적분을 교과과정에 넣을까 말까 하는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 체계 전반을 갈아 엎는 수준의 개혁, 혁명보다 어렵다는 개혁을 하자는 소리다.

미적분이 킹왕짱인 이유는 그것의 범용성 때문이다.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함수 f(x)/g(x) 극한을 구할 , 분모가 0 되거나 이상하게 , 로피탈 정리라는 이용하면, 그냥 풀린다.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수학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터이나, 어차피 시험문제의 답은 로피탈을 소환하건, 시험지에 극한의 극딜을 하건, 같다. 비슷한 예를 구분구적법의 응용에도 있을 것이고, 기하 문제에서도 미적분 없이는 괴랄하게 풀어야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있는 예들이 있다. 무수히 나오는 원과 직선의 접선 접점 같은 문제들이다. 미적분을 없앤다면, 사교육을 통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미적분을 습득한 학생들에게만 편파적으로 극단적 이로움을 주게 된다.

하필 미적분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밖에 없다. 나의 강한 추론은,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기자들은 이미 까먹었고, 사회에 나와서 들을 있는 수학 관련 개념·단어들 중에서 고등학교 배웠던 것이 미적분 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어려운 내용이라고 기자들이 기억을 조작 당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행렬은 사회 나와서 접할 기회가 미적분보다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억에 없을 것이다. 극한은? (사실 극한은 미적분을 이해하기 위해 배우는 것이기도 하고, 논리적으로도 완결되게 가르치지는 않는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이 사회에서 미적분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했다는 자체가, 역설적으로 미적분의 광범위한 응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하필 수학인가? 문과출신 기자들이니까. 문과에서 공부 해서 전문직 잡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배운 것은 모두 의미 있는 것들인데 반해, 이과는? 이런 느낌적 느낌이 든다.

국·영·수 과목의 수능 점수 중에 부모 소득과의 상관관계가 가장 낮은 과목이 수학이고, 가장 과목이 영어다. 수학이 어려워질 경우 상관관계가 더더욱 약해질 것이다. 돈으로 성적을 올리기가 어려워지니까. 하지만 나는 수학을 늘이고 영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감히 없다. 영어를 경우 주어지는 많은 기회들에, 많은 학생들이 접근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함부로, 학생들의 수고를 줄여야 하겠으니 미적분을 없애자는 생각 없는 주장을 있는지 모르겠다. 운전하는 횡단보도 때문에 시간 지체가 많이 되니 횡단보도를 없애야지. 혹은 신호등을 보는 때문에 차량 흐름에 집중할 수가 없으니 신호등을 없애야지 같은 천둥벌거숭이 같은 쉰소리다.

아무리 사회 나와서 쓸모도 별로 없는 수학에 너무 혹사당한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아니,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히려, 절대로 미적분을 없애자 같은 소리가 나와서는 안된다. 가장 많이 써먹는 수학이기 때문이다.

엉뚱한 소리로, 微分은 잘게 나눈다는 뜻으로 微가 부사, 分이 동사이고, 積分은 나눈 것들을 쌓는다는 뜻으로 積이 동사, 分이 명사(목적어)이다. 기호만큼이나 직관적이면서도, 구성의 변주가 있고, 그러면서도 라임을 살린 훌륭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