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5일 토요일

위성경제라 카드나?

학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사회적 통념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 할 이야기도 그런 경우 중의 하나이다.

우석훈의 근작 《촌놈들의 제국주의》에는 북한이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제 발전 모델로 스위스가 제시된다. 책에 의하면 스위스는 협소한 농경지로인해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나라였으나, 2차대전 이후 주변국들의 정치·경제 환경의 안정화로 경제발전에 성공한 경우로 소개된다. 이런걸 위성경제라고 했던 것 같다. 읽은지 꽤 돼서 불분명하다.

이에 대하여 주변 지인들은 대체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계네들 비밀 은행 때문이야.

덕분에 많은 독일계 고학력 이민이 스위스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고, 덕분에 독일계 스위스인과 토착 스위스인의 임금 차이가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똑똑한 애들이 선택적으로 이민을 가니까.

마, 어쨌든 카드라 통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정보 수집 능력이라, 이 정도에서 말을 끊어야겠다.

단, 이걸 이용하면 북한이 동아시아의 조세 피난처와 같은 곳으로 자리메김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흡혈귀 자본가들의 예금을 유치하고 보관료를 받아먹는, 자본가를 착취하는 궁극의 공산주의! 위대한 로망의 실현인 것이다! (워워, 당연히 농담이다. 세상과 시절이 두루 하 수상하니, 농담하기도 겁난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이나, 심지어 러시아나, 검은 돈이 넘쳐나는 곳 아니겠는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고학력 남한계 이민이 자연 좋은 이북 저 어데로 들어가 살려고 줄을 서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좀 웃긴다.

물론 정치적인 안정이 뒤바침 된다는 매우 힘든 가정을 그 기반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예금이 들어온다면, 그 예금이 정치적인 안정을 불러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근래 이슈가 되는 북한 화폐개혁을 보라.

현시창인 것이다.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731 부대는 뭐죠”

“731부대는 뭐죠?”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항일 독립군인가요?” - 정운찬 총리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Los que no pueden recordar el pasado están condenados a repetirlo."

George Santayana, 1905

2009년 11월 5일 목요일

세벌식 사용자

재작년부터 두벌식 자판을 버리고 세벌식 자판을 사용하고 있다. 그 때 웹을 돌아다니다가 세벌식 사용자의 모임을 슬쩍 보게 되었고, 세벌식이 두벌식보다 뛰어난 자판이라는 말에 솔깃한 것이다.

두벌식을 아는 상태에서 세벌식을 배우게 되면 둘 다 자유롭게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그와는 좀 달랐다. 두벌식 기억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더 세벌식이 익숙해지지 않았고, 어떻게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벌식을 버리고 세벌식으로 옮겨 타는 데에 성공했다. 그 중간 단계가 참 괴로운데, 두벌식은 잊어버려가고, 세벌식은 익숙하지 않아서 타자 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지금은 세벌식에 매우 익숙하다. 적어도 예전 두벌식 사용하는 만큼은 되는 것 같다. 예전의 두벌식 사용 시절과 비교하여 몇가지 장점과 단점을 적어둔다.

세벌식 자판은 확실히 쉬프트 키를 적게 사용한다. 두벌식과는 달리 몇몇 받침과 겹받침을 적을 때나 숫자를 칠 때가 아니면, 쉬프트 키를 누를 필요가 없어진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쌍시옷 받침을 쉬프트 없이 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쉬프트 키에 덜 의존하게 되는 것은 큰 장점이다. 어린 시절, 알라딘 8088 컴퓨터가 집에 있었는데, 쥬스 따위를 마시면서 오락을 하다가 키보드에 쏟게 되자 점차 키보드가 병신이 되었다. 오른손으로 컵을 들 일이 많았으므로 오른쪽 쉬프트 키가 먹통이 되었는데, 그 때문에 쌍자음을 칠 때 잘못된 타자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이후 컴퓨터는 거의 방치되어있다시피하다가 새 컴퓨터를 장만하였는데, 그 이후에도 잘못된 타자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세벌식으로 옮겨 타면서 병신짓의 원인을 일거에 제거하게 되었다.

한글의 창제 원리에 따라 리듬감 있게 타자를 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것 역시 부분적으로는 사실인 것 같다. 한 손 연타가 분명히 적다. 두벌식이 받는 비판 중의 하나가 앞 음절에 받침이 오면 거의 반드시 왼손으로 연타를 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손 연타 보다는 같은 손가락으로 두번 연속 쳐야 할 경우는 분명히 문제가 되고 타자의 속도를 떨어뜨린다. 그런 경우만을 고려한다고해도 확실히 세벌식은 그런 불편을 겪는 경우가 적다. 단, 두벌식과는 달리  ㅚ 나 ㅟ 따위를 칠 때 오른손 연타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 때는 반드시 손가락이 위 아래로 많이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타자를 칠 때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분명히 왼손 오른손을 리듬감있게 움직여 타자를 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단지, 두벌식에 익숙한 사람이 이 이점을 바라고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세벌식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자판의 배열 역시 세벌식은 장점이다. 분명히 세벌식을 사용하면 검지와 중지에 사용하는 자판이 몰려있다. 빠른 반응속도를 보이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단어들은 검지와 중지에 걸치는 음운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세벌식 자판에는 모음이 가운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ㅢ 같이 굳이 분리되어있을 필요가 없는 모음이 하나의 자판으로 설계되어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그러나 또한 겹받침의 위치를 따로 다 외워야 하고, 한글을 치기 위해 사용하는 자판이 네 줄에 걸쳐 있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받침의 위치를 완전히는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큰 불편은 없다. 그런 겹받침을 가지는 단어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편하게 손목을 완전히 고정시키고 타자를 치기 좋아한다면, 세벌식 자판은 그러한 측면에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 같지는 않다.

세벌식의 명백한 단점이라면, 특수문자와 숫자의 위치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따옴표나 물음표, 괄호 등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자판에 따라 따로 위치를 기억해야 하므로 상당히 번잡스럽다. 특히나 컴퓨터가 작업을 해야 하는 문서를 편집할 때는 중괄호나 대괄호 같은 것을 입력하기 위해 한·영 변환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용 용도에 따라서 치명적인 단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특수문자의 선정과 배치가 다른 것을 구태여 트집잡을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사실이다. 같은 로마자를 사용하는 유럽 안에서도 사소한 자판 배열의 차이가 나라 사이에 발견되며, 특수문자나 숫자의 배치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독일자판은 z와 y의 위치가 다르고, 프랑스어 자판은 q와 a의 위치가 다르다. 알파벳 부분에서 다른 점은 이정도이지만, 특수문자의 배열 차이는 현격하다. 프랑스어 자판은 쉬프트 키를 함께 쳐야 숫자를 입력할 수 있을 정도다. 따라서 한글 자판이 영미식 쿼티 자판과 완전히 다른 특수문자 세트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더하여 특수문자에는 그 문자·언어가 가지는 독자적인 기호들을 가지게 된다. 독어 자판에는 §, µ, ², ³ 등이 있어서 이들을 키보드에서 직접 입력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두벌식 자판이 영미식 특수기호를 완전히 수정 없이 도입함으로서 그 이전 시대에 한글 문서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나 열고 닫는 두 따옴표 “, ”의 구별, 가운데 점 · 등을 포기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오판이라고 여겨진다. 일반적인 한글 문서에 @나 #, &등을 입력하여야 할 필요가 어디에 있으랴. 세벌식 자판은 위에 말한 영문식 특수문자가 없는 대신 한글 문서에 자주 사용하는 특수문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한글의 창제 원리를 이야기 했는데, 세벌식이 초·중·종성을 구분하고 한 글자에서 그 위치가 구분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세벌식이 분명히 한글의 모양을 잘 분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한글 창제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기 쉽게”를 염두에 둔다면, 두벌식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두벌식 자판은 이전에도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결정된 것은 전칸 시절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재미있게도 비슷하게 이북에서도 컴퓨터를 이용한 한글입력을 위해 자판을 만들었는데, 자판 배열이 이쪽과 다소 다른 두벌식인 것으로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자음과 모음의 구별은 초·중·종성의 구분보다 더 직관적임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로망이 있다면 그것은 타자기이다. 세벌식 타자기. 모아치기가 되는 세벌식 타자기. 타자기의 탁탁 하는 소리와 줄 끝에 다다랐을 때 땡하는 소리.. ㅎㅎ 로마자·그리스문자와 거기서 파생된 키릴 문자 외에 기계식 타자기가 가능한 문자가 한글 말고 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2009년 11월 2일 월요일

일주일, 무엇이 변했을까

요즘은 그리 많이 말 할 필요도 없는 세상이다.

일주일 전에 올라온 뉴스와 오늘 뉴스를 올린다. 링크만 올리면 동기유발을 별로 못 할것 갈아서, 제목도 함께 보인다.

2009년 10월 26일 “신종플루 범정부 대책본부 가동 유보(종합)”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9/10/26/0200000000AKR20091026207500004.HTML?did=1179m

2009년 11월 2일 “정부, 3일 신종플루 `심각' 단계로 격상”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article/search/YIBW_showSearchArticle.aspx?searchpart=article&searchtext=%EC%9C%A0%EA%B2%BD%EC%88%98&contents_id=AKR20091102149800017



재미있는 것은 요즘 그 분의 의중이시다.

2009년 11월 2일 “MB, 세종시 "충분한 숙고"..野 "원안추진"”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09/11/02/0501000000AKR20091102090700001.HTML?template=2087



정부가 하는 일은 결과야 어쨌든 항상 최고 선방한 거라는 것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정부야 말로 역대 가장 유능한 정부라는 것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좌파 정부라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이미 아유 zombi heaven일 것이라는 것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전 대통령 첫번째 해외 순방 직후 야당의 평론이 “등신외교”였다는 것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들 너무 잘 알고 있는 하나마나 한 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