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4일 월요일

매, 먹이를 가지고 둥지로 돌아오다.

일본의 소행성 샘플리턴미션이었던 하야부사(隼, はやぶさ)가 지구로 귀환했다. 하야부사는 매라는 뜻이다. JAXA는 하야부사의 샘플캡슐이 한국·일본 시간으로 6월 13일 저녁 7시 51분 분리되었으며 밤 10시 51분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하야부사는 2003년 5월 9일 M-V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하야부사는 소행성 이토카와에 착륙하여 표면의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목적으로 제작·발사되었으며, 7년여에 걸친 여행 끝에 임무를 완수했다. 하야부사의 샘플캡슐은 계획되었던대로 호주의 우메라에 떨어졌다. 우메라는 아들레이드에서 500km 북쪽에 있는 사막지대이다. 헬리콥터가 동원되어 농구공 크기, 20kg 무게의 캡슐을 수색했는데, 첫번째 헬기에는 그 지역 원주민이 탑승하여 캡슐이 성지를 훼손하지 않았는지 확인하였다. 캡슐은 나 여기있소 하는 신호를 발생시켰다.

캡슐의 최종 돌입시 속도는 초속 12km에 달하며, 이 때 대기와의 마찰로 인하여 생기는 열을 차단하기 위해 캡슐은 하나의 냉장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리고 낙하 예상지점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지역이어야 한다. 마지막에는 낙하산이 펼쳐져 착지시의 충격을 줄이게 된다.

과학자들은 소행성에 태양계 형성 시기의 물질이 보존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나 달과 같은 큰 행성·위성에서는 그 물질들이 화성 작용을 받으면서 화학적으로 분화되고, 뒤섞여 버렸기 때문에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 광학관측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그 성분을 조사할 수는 있고, 운석을 통해서 성분을 조사할수도 있지만, 역시 간접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직접 가서 가져오는 것이다. 하야부사의 샘플은, 태양계 초기의 물질이 어떤 것이었는지, 명확하게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캡슐은 일본에서 열리게 된다.

하야부사는 5년 전인 2005년 9월 중순 이토카와에 도착해 선회하면서 소행성 전체에 대한 탐사를 하였고, 11월에는 이토카와에 착륙해 샘플을 채취했다. 하야부사가 이토카와의 표면에 머문 시간은 45분 가량에 불과했다. 그리고 즉시 지구로의 귀환 일정을 시작했다. 귀환일정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생겨 원래 3년으로 예정되었던 일정이 5년 반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하야부사의 귀환 역시 쉽지 않았다. 이온 엔진에서는 연료의 누출이 있었고, 한동안 지구와의 교신이 끊어지기도 했다. 또한 탐사선의 자세를 제어하는 자이로 3개 중에 2개가 고장나기도 했다.

이토카와는 폭 250m, 길이 500m에 불과한 땅콩 모양의 소행성이다. 궤도장반경은 1억 9800만 km이고, 주기는 556.4일이다. 궤도 이심률은 0.28로 큰편이고, 근일점은 지구궤도 안, 원일점은 화성궤도 바깥에 위치한다. 이토카와라는 이름은 원래부터 붙어있었던 것은 아니고, 일본이 하야부사 임무의 목적지를 이 소행성으로 정하면서 붙여진 것이다. 일본의 로켓 과학자 糸川英夫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이토카와의 중력이 작기 때문에 샘플을 채취하는데는 충돌을 이용하는 방법이 계획되었다. 매우 낮은 고도로 선회하면서 작은 물체를 표면에 쏘고 그 충격으로 튀어 나오는 것들을 채집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실재로는 탐사선이 표면에 착륙을 해버렸다! 계획대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샘플캡슐이 닫혔기 때문에, 캡슐 안에 이토카와의 물질이 있을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인지는 뚜껑을 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또한 계획되었던 착륙로봇인 미네르바가 투하 이후 사라진 것도 이토카와의 중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었다. 우주로 날아간 듯하다.

하야부사의 샘플회수 여부에 관계없이 JAXA는 후속임무를 출범시킨다. 하야부사-2로 명명된 이 임무는 내년 11월에 발사될 예정이다. 사실 하야부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마이크로웨이브 추진 이온엔진 우주선이었고, 그 점에서는 이미 성공했다. 하야부사-2는 소행성 1999JU3을 목표로 할 것이다. 또한 하야부사-2에도 미네르바 같은 착륙로봇이 실려 가게 될 것이다.

JAXA는 캡슐에서 유기물이 발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근년들어 유기물의 기원이 우주공간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유기물이 발견된다면, 이것은 빼도박도 못할 증거가 될 수 있다. 우주에 정말 우리 혼자인가 하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 대답의 불확실성을 줄일 것이다. 또한 실재로 유기물이 발견된다면, 그 유기물을 지구의 생명과 연관시키는 연구, 그리고 그 유기물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또 다시 필요할 것이다. 항성이 폭발하고 난 희박한 성간물질에서 유기물이 합성되는 과정 말이다.

소행성의 화학. 정말 궁금하다. 지구와 어떻게 다를지. 그리고 그것이 지구나 다른 지구형 행성 또는 위성의 진화를 어떻게 설명할지 말이다.



출처
관심있는 사항이기도 하고, 이상하게 국내 포털에는 없는 것같아,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가며 정리했다. 개요는 die Zeit의 기사 http://www.zeit.de/wissen/2010-06/Sonde-Hayabusa-Japan와 http://www.zeit.de/wissen/2010-06/sonde-hayabusa-rueckkehr를 따랐고, 하야부사의 착륙에 대한 설명은 위키백과의 하야부사 항목, http://en.wikipedia.org/wiki/Hayabusa, 소행성 이토카와에 대하여서는 http://en.wikipedia.org/wiki/25143_Itokawa를 참고했다. 또한 JAXA의 프레스 릴리즈 http://www.jaxa.jp/press/2010/06/20100614_hayabusa_e.html와 최종접근상황 http://hayabusa.jaxa.jp/e/index.html등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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