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일 목요일

떼거지 적색왜성들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적생왜성들이 존재한다는 관측 보고가 발표되었다.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43&newsid=20101202213916253&p=khan)

적색왜성은 크기가 작아서 어두운 별들이다. 별의 특성을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질량이다. 질량이 큰 별은, 일단 크기가 크고,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영역이 크다. 따라서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고 방출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별이 단위시간당 만들어 내는 에너지의 양은 질량이 커질수록 더 빨리 증가한다. 그 결과 큰 별은 더 빨리 연료를 소모하게 되고, 수명은 더 짧다. 무거운 별은 밝고, 수명이 짧지만, 겨우 불이 붙은 정도인 적색왜성들은 아주 오래 빛날 수 있다. 비록 희미하지만 말이다.

적색왜성은 어둡기 때문에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는 다른 은하에 얼마나 많은 적색왜성이 있을까 하는 질문에, 단지 우리 은하의 관측값을 적용해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우리은하보다 더 많은 적색왜성이 외부은하에 있고, 특히나 타원은하에는 10배는 많은 적색왜성들이 있음을 관측을 통해 보여준다.

연구 결과로부터 두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첫번째는 적색왜성들이 암흑물질중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거는 잘 모르니까 넘어간다.

두번째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행성들이 존재하리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별들이 훨씬 더 많으니까. 더하여 적색왜성들은 가늘지만 오래간다. 그 말은, 이런 별들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에 생명이 깃든다면, 이 생명들은 긴 시간동안 진화할 수 있고, 지성을 갖춘 생명을 키울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년아, 얼굴을 들어 하늘을 봐라. 요새 밤하늘에 밝게 보이는 별들 역시, 행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중에는 환경이 적절하여, 암석 덩어리를 둘러싸는 얇은 휘발성 물질이 만들어 놓은 연약한 공간에서, 대사와 유전을 통해 지속되는, 생명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아마 우리와 통신을 할만큼 발달하지는 못할 것이다. 밝은 별들은 겨우 몇 억 년 존재해 왔었고, 역시 겨우 몇 억 년 더 존재할 수 있을 뿐이다. 지구가 인간을 키워내기까지 46억년이 걸렸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억년만에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여, 망해가는 모항성을 탈출할 능력을 가진 지적 생명체가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적색왜성들은 다르다. 태양이 100억년 쯤 살고, 지금은 중간쯤 왔는데, 적색왜성들은 당연히 훨씬 더 오래 빛날 수 있다. 지난 번 떠들석했던 글리제 581역시 적색왜성이다.

오늘은 또 다른 재미있는 소식이 있었다. 미국에서 인 대신 비소를 사용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 박테리아는 단백질, 지방 뿐만 아니라 핵산에 들어가는 인도 비소로 치환하여 살 수 있다. 이런 생명체 확장형들(alternative biochemistry라고 하는 것 같던데, 적절하게 우리말로 쓸려면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다.)은 SF에 단골 소재로 사용되다가, 이론적인 확장형들에 대한 과학적인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http://en.wikipedia.org/wiki/Hypothetical_types_of_biochemistry에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탄소 대신 규소, 산소 대신 황이라든지, 물을 대신하는 여러 용매 같은 다양한 가정들이 이론적으로 제시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실제가, 그것도 외계도 아닌 지구에서 발견되었다. (그것도 미국에서. 역시 천조국.)

생명 작용과 우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s. 어느날 갑자기 지구의 주요 대도시 위에 외계에서 온 원반이 자리잡고, 지구는 혼란에 빠진다. 어떠한 커뮤니케이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음파나 전자기파를 통한 교섭 요청이 적대적으로 묵살되고, 무력으로 출입구를 여는 시도마저 좌절되어, 전 인류가 공포에 빠진 순간, 외계인들이 지구의 방송 전파를 장악하고 최초로 그들의 의사를 전달한다.

예수믿으세요.



그럴까봐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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