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일 목요일

이끼

다음에 들어가서 이끼를 다시 봤다. 거의 1년 반만에 다시 읽었지만, 감동은 여전했다. 단, 끝을 알고 보는 거라 긴장은 좀 덜했던 것 같다.

간혹 웹툰 따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양영순의 《1001》과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를 추천해왔다. 그리고 단편으로는 《구로막차 오뎅 한 개피》를 추천했었다. 그런데 이끼를 읽고 난 다음부터는 윤태호의 《이끼》가 장편 추천목록에 포함되었다.

나름 뽑아 본 명대사들인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다.

펼쳐두기..


이끼는 뭐랄까 충격적이었다. 인물들 때문이었다. 이렇게 살아서 펄떡이는 인물들에 빠져 본게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인물들은 개성있고 강렬했으며, 그들의 충돌은 치열하고, 처연했다.

그리고 작품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것. 현실과의 긴장. 후기에서 작가는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의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한다. 그것 역시 또 다른 정치적 의도를 숨기고 있는 것이라고. 정답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크라잉게임을 하는 그 때부터, 모든 인간은 정치적이다. 그것을 부인하는 자와 이용하는 자, 그리고 속는 자가 있다. 과거로부터 배울 의무는 모두가 짊어지는 것이다. 누구에 대한 책임이고 의무인가? 미래에 대한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끼의 영화판이 나온다는데, 감독이 좀 걱정이긴 하지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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