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3일 금요일

Obsidian

흑요석은 영어로 obsidian이라고 한다. 흑요석은 고등학교 다닐 때 지구과학 시간에 책에서 접한 것이 처음이었고, 나중에 그 영어명을 알게 되었다. 그게 학부때였으니, Obsidian statue보다는 좀 일찍 알게 된 샘이다. 흑요석은 화산학에서도 중요하고, 또한 고고학에서도 중요하다. 흑요석은 인류가 금속을 다루기 전의 이른 시기에 접할 수 있었던 가장 날카로운 물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출지 마저 흔치 않아 교역을 통해 전파되었는데, 산지마다 화학성분이 다른 연유로 그 전파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인류는 이미 그 기억을 잊었지만, 물건은 그 길을 기억하고 있으니, 이것도 일종의 싸이코메트리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건 개소리다.

수 년 전, Notepad++이라는 편집기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텍스트 편집기를 따로 쓰는 것이 그 때까지만 해도 별 쓸모 있는 일은 아니라 그냥 깔아 놓고만 있었다. 물론 그 시절에도 쓸모가 가끔 있었으니, 물건은 물건이었다. 그러다가 KoTeX 2009 버전의 공식 배포판에서 기본 설정 편집기로 포함된 이후, 자주 쓰게 되었다. 그냥 기본 설정 상태로 계속해서 쓰고 있었는데, 어제 작업 중 뻘클릭을 계기로 테마 설정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고, 거기서 obsidian이라는 매력적인 테마를 알게 되었다.

IDL 언어 지원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일터에서 쓰는 편집기 테마도 obsidian에 맞출 참이다. 애도 아닌데, 이런 거에 설레이는 게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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